
매일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름 밤이면 가장 생각나는 것은 시원한 맥주가 아닐까? 맥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독일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 맥주의 본고장으로 인정하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벨기에다. 특히 그 중에서 벨기에 북부지역인 플랜더스(Flanders) 지역은 맥주를 좀 아는 사람들이라면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플랜더스는 우리에게 ‘플랜더스의 개’라는 동화로 알려진 지역이다. 수도인 브뤼셀을 비롯하여 다이아몬드의 수도로 불리는 안트워프,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유럽의 숨겨진 명소 겐트,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선정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브뤼헤, 아름다운 소도시 메헬렌을 포함한다, 맥주를 가장 즐길 줄 아는 대학생들과 교수 등 5만명이 거주하는 대학의 도시 루벤 등이 있는 벨기에 북부지역이다. 새로운 맥주를 만들어 내기 위한 벨기에 사람들의 창의력과 맥주에 대한 사랑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덕분에 지난 2016년 유네스코에서는 벨기에 맥주 문화를 무형 문화재(Intangible Cultural Heritage)로 등재했을 정도다.
벨기에에는 약 5천 여종의 크래프트 맥주가 있으며, 주조 방법으로 분류하면 약 1500 여종의 맥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 특산 맥주가 있는가 하면 몇 백 년을 이어온 수도원 맥주인 유명한 트라피스트 맥주도 있다. 이처럼 플랜더스 맥주가 유명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로 수도원과 가문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맥주 주조의 전통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맥주를 개발하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무엇보다 플랜더스는 맥주 제조에 있어 색과 향, 알콜 도수와 재료에 있어 ‘룰’을 벗어난 혁신과 실험정신을 중시하고 있어 이 덕분에 무려 5천 종 이상의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가 탄생할 수 있었다. 플랜더스 맥주의 또다른 특징은 1병=1 글라스 원칙이다. 병에 있는 맥주를 잔에 따르면 딱 한 잔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맥주마다 글라스도 전부 다르다. 어떤 맥주 주점에 가서 특정 맥주를 주문하면 ‘그 맥주는 있는데 그 맥주용 잔이 다 나가서 서비스를 해줄 수 없으니 기다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잔에 따라 맥주의 향, 맛이 달라진다.플랜더스를 여행하는 동안 맥주는 도시별로 맥주집에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지역별 대표적인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을 방문해서 신선한 맥주를 맛보기를 추천한다.
전세계를 통틀어 맥주 회사로 가장 규모가 큰 곳이 바로 AB InBev. 이 회사가 바로 벨기에 맥주 회사이며, 우리나라의 유명 맥주회사들의 지분도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바로 플랜더스 크래프트 맥주를 세상에 알리고 벨기에를 맥주 국가로 인정받게 만들기도 했다.
맥주 국가답게 플랜더스 곳곳에는 개성있는 맥주 카페가 많지만, 맥주 여행의 시작은 놀랍게도 브뤼셀 공항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브뤼셀 공항에는 거대한 플랜더스 맥주 공간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안에서 다양한 플랜더스 맥주는 물론 각각의 맥주와 페어링할 수 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으니, 반드시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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